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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2)] / 지는 꽃도 예쁘다

by 고모란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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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보내며; 자작시 No.2 / 지는 꽃도 예쁘다

 

안녕하세요 고모란입니다.

어젯밤, 화려했던 5월을 마지막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대신, 쨍하고 핫한 6월이 성큼
다가왔네요.

놀라 흠칫 뒷걸음질을 치다 발견한
꽃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잠시 멈춰서 보고 있자니

제 머릿속을 떠다니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피어있는 꽃속에 지고있는 꽃
예쁜 꽃들사이 지고 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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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꽃도 예쁘다



도도하게 서있던 꽃
고개를 숙였다.

생생하던 고운 빛깔
흩어져 바랬다.

피었을 때 화려했고
향기는 달콤했다.

사람들의 탄성과
벌과 나비를 부르며
세상을 다 가졌었는데

지고 있는 꽃은 향기도,
고운 빛도 없으니

이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관심 주지 않는다.

그러니 풀이 죽은 걸까

나를 다시 봐달라는
관종의 제스처일까

지고 있는 꽃은 말이 없다.

한동안 멈춰 서서
다리 굽혀
키를 맞추고
얼굴을 바라봐 주었다.
궁금했다. 그 표정이,
그 마음이.

미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쳐 보였다.

' 난 이제 향기를 줄 수 없어요 '
' 난 점점 힘이 빠지고 있어요 '
' 난 이제 당신을 즐겁게 할 수 없어요 '
' 이젠 나도 편히 쉬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쓰윽 손을 뻗어 한번
쓰다듬어 주었다.
위로해주고 싶었다.


'당신은 열심히 할 일을 했어요'
'당신이 피어있는 동안 우린 행복했는데

'당신은 행복했나요?'

꽃들은 활짝 피어있는 동안
행복했을까?
한자리에서 꼼짝없이 서서
예쁜 모습만 하고 있는 게
뭐가 즐거웠겠나

찾아올 벌과 나비에게
꿀을 줘야 하고
5월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려고

저리 가녀린 몸으로
힘든 줄도 모르고 바보같이
버텨왔던 건 아닐까

눈물이 날 것 같다.
지는 꽃의 마음을 내가
알아버렸네

내가 알아버린 건지
꽃이 내 마음을 알아버린 건지
그건 덮어두자

그렇다면 지는 꽃은,
피어있는 꽃만큼이나
아름답지 않은가
그 짧은 인생이 참으로
예쁘고 숭고하기까지 하다.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지는 꽃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

애쓰고 수고했다.

by 고모란 / 2022. 6.01

 




우린 활짝 피어있는 꽃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도 찍고
향기도 맡고 이뻐라~ 좋아라~했었습니다.
자기 몫을 다하고 지는 꽃들에게도 사랑 어린 눈길 한번 주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삶의 중반을 지나면서
방향을 잃고,
잠시 지쳐있는,
열심히 살아온 모든 인생들을 응원합니다.

지는 꽃도 참 예쁩니다^^

지고있는 꽃도 예쁘다
지는 꽃도 예쁘다 by 고모란



오늘도 좋은 생각 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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