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트롯이 우리집 거실을 점령한 사연/나도 타인에게 스며들고싶다

고모란 2023. 1. 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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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려서 피아노를 쳤고 교회에서 반주자로 활동해 왔어요. 고등학교 땐 플루트도 배웠지요.
저의 음악 사랑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졌는데
클래식, 발라드, 락, 힙합,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유일하게 잘 듣지 않는 장르가 있었으니..
우리나라 전통가요인 트로트입니다.

중년의 나이에도 저는 블랙핑크나 아이브, BTS, 비오 등 아이돌 노래를 스트리밍 하고 찰리 푸스나 포스트 말론, 에드 쉬런 같은 가수의 팝을 좋아하고 즐겨 듣는데 그들의 노래는 어떤 방식으로든 저의 일상과 감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컴피티션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Kpop스타 시리즈와 슈퍼밴드, 팬텀싱어, 슈퍼스타K와 같은 시리즈는 모두 섭렵했을 정도인 제가, 유일하게 관심이 1도 없었던 방송이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었어요.

트롯은 저의 관심 밖이었고
설사 우연히 듣게 되더라도 다시 듣고 싶다는 좋은 영향력을 주지 못했지요.

그랬던 제가!!

요즘엔 목요일 밤 10시만 기다립니다.
미스터트롯 2 본방을 보려고요
화요일 밤엔 타 방송의 불타는 트롯맨을 시청합니다.
그리고 평일과 주말에도 어느샌가 저희 집 거실엔
관련 재방송 노랫소리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TV조선 미스터트롯2



이게 웬일?

저의 이런 변화의 계기는 작년 2022년,
우연히 방송에서 미스터트롯의 우승자인 임영웅 님의 노래를 듣게 되면서 시작된 것인데요

50년 동안 수없이 들었지만 제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던 한국정통가요가 임영웅이라는 청년을 통해서 제 맘에 쏙 파고든 것이죠.

그러면서 제 플레이리스트에 임영웅의 노래가 하나둘 늘어나게 되었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미스터트롯을 넷플릭스로 찾아 시청하고 최근엔 <미스터트롯 2>와 타 방송의 <불타는 트롯맨>까지 섭렵하며 제2의 임영웅,
새로운 스타를 찾는
재미에 빠져있습니다.

MBN 불타는 트롯맨



신기하게도 첫째 딸도 뒤늦게 임영웅을 알아
저와 같은 과정에 있습니다 ㅎㅎ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나 공연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면 우리는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같은 감동을 찾아 그 주변을 서성대는 법이지요.
임영웅님이 나에게 준 따뜻한 감성과 감동이 제2의 임영웅을 찾아 트롯세상을 여행하게 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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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것 같아요
한 사람의 매력이 나의 50년 노래 취향까지 바꿔놓는다는 것이.
뿐만 아니라 계속하여 그 분야를 탐독하게 하는 영향력이..

아, 그렇다고 트롯이 너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지
"트롯이 더이상 거북하지 않다"
"트롯이 나에게 스며들고 있다" 정도..


저는 오늘 생각합니다.


나는 타인의 오래된 습관이나
취향을 바꿔놓을 만한
어떤 것(something)을 품고 있을까.

그 어떤 것은 노력의 결과일 수는 있어도
인위적이지 않아야 한다.
나의 언어와 몸짓, 표정에서 풍기는
선하고 맑은 향기가
수채화처럼 그를 물들이고
그는 나의 노래에 취해 행복해야 한다..


임영웅 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타인에게 편안하게 스며들어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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