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컷

해바라기도 동시에 같은 곳을 바라보진 않는다

고모란 2024. 7. 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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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장마 속에서도 모처럼 맑게 개인 어제 오후 산책 길에 해바라기 무리들을 마주쳤어요.
나란히 나란히 줄 맞춰 누군가 뿌려놓은 대로 잘 자라고 있는 아직은 덜 큰 애송이들이네요.
 
'음 노란 털이 보송보송한 게 한창 사춘기들이구만 ㅎㅎ'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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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고 있자니..
대부분 한 방향으로 바라보고 있는 중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들이 눈에 뜨입니다.
 
 
해를 따라다녀서 그 이름도 '해바라기'인 이들.
모두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십중 팔, 구는 질서 정연하게 한 방향으로 서있지만
나머지 일, 이는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청개구리?
돌연변이?
말썽쟁이?
무질서?
반항적?
 
느낌이 좋지 않은 단어들이 우선 떠오르네요.
하지만 돌려 다시 생각해 보면
이는 '반항'이나 '무질서'라고 볼 것은 아닌 듯싶습니다.
 
해를 쫓더라도
어떤 것은 좀 빠르게 쫓아가고
어떤 것은 반응이 좀 늦고
 
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걷고
가다 넘어지면 절뚝거리긴 해도
 
그렇게 결국엔 한 방향을 바라보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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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엔 갖가지 차이들이 있는 것이니
지금 당장 남들과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여
비난할 것은 아니에요.
 
지금 당장 다른 곳을 보고 있다고
해바라기를 '장미'라든가 심지어 '잡초'라고 폄하해 부르지는 말아요. 장미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듣는 해바라기 너무 슬플 것 같아요.
 


 

지금 당장 나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누군가 있어 괴로운 마음이 든다면
"너는 해바라기이니 지금 이쪽을 봐야 해"라고 말하며 내 의사로 꽃대를 틀어 고통을 주지 말기로 해요.

기다려줘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는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볼 날이 올 것입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곧 그 마음을 이끌 강렬한 햇빛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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