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다카마쓰' 여행 1일차 /JR 호텔 클레멘트 다카마쓰ㅣ메리켄야 사누키우동 ㅣ리쓰린공원 | 우오타미 식당
지난 5월, 아직은 덥지 않고 따뜻하던 봄날에 친구들과 일본 소도시 다카마쓰에 다녀왔습니다.
언젠간 일본여행을 하게될 거라 생각하곤 있었지만 첫 여행지가 다카마쓰 일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예술에 관심많은 친구들 덕분에 저는 건축가 '안도 타다오'를 알게 됐고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하나로 그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에 가보고 싶어졌으며 그 미술관에 가려면 '다카마쓰'행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야 했습니다.
주목적은 지중 미술관과 나오시마 섬이었지만 이왕 다카마쓰에 간 김에 맛있는 우동도 먹고 소소한 행복을 두루 누리고 왔습니다!
나오시마섬은 여행 2일 차에 다녀왔고 오늘은 다카마쓰에 도착한 첫날의 일상을 써보려 합니다.
#다카마쓰 가는 법
에어서울에서 다카마쓰 직항이 있어 편리합니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 40분 정도 거리예요.
#다카마츠 공항에서 호텔 가기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JR 호텔 클레멘트다카마쓰> 인데 일본의 호텔치고 상당히 넓고 좋은 호텔입니다. 나오시마섬으로 가기 위한 다카마쓰 항구가 바로 근처이고 리쓰린 공원, 다카마쓰 성, 쇼핑몰, 백화점등이 택시로 10분 거리에 있으니 이보다 편리할 수 없습니다.
리무진 공항버스를 이용하면 호텔 앞까지 바로 데려다 줍니다!
JR클레멘트 호텔까지 요금은 1,000엔인데 왕복으로 구입하여 돌아올 때까지 사용하는 게 편리하므로 왕복 2,000엔에 구입했습니다. 공항 내에 매표소가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 사용해야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갑 안에 소중히 쏙~~~
한국, 중국 관광객이 많으니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한국어, 중국어로 안내 방송이 나오고 요금표에 한국어로 표기되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일본 여행한 지 한 20년쯤 되었더니 세상이 너무 변함 ㅎㅎㅎ
일본어는 잘 모르지만 한자는 열심히 배운 세대이니 대충 감으로 읽어 봅니다.
다카마쓰 곳곳 표지만, 간판 등에 '고송'이라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니 다카마쓰가 '고송'인가 봅니다.
#JR 호텔 클레멘트 다카마쓰에서 머물다
다카마쓰 역과도 무척 가깝고 나오시마 섬 행 페리호를 탈 수 있는 다마카쓰 항이 바로 코앞이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4명인 우리는 트윈룸 2개를 사용했어요.
일본 호텔은 작고 소박하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나 봐요.
아주 넓고 쾌적하고 깨끗했습니다.
JR 호텔 클레멘트 다카마쓰 객실에서 내려다본 다카마쓰항의 모습이 멋집니다.
# 메리켄야 다카마쓰 역전점 (めりけんや 高松駅前店)에서 즐기는 사누키 우동
다카마쓰가 있는 시코쿠 카가와현은 우동의 발상지로, '우동현'이라고 불릴 정도인데요
다카마쓰 역에서 200M쯤 떨어진 곳에 유명한 <메리켄야 다카마쓰 역전점>이 있어 점심 메뉴로 결정했어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에요~
줄은 안에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고
기다리는 동안 벽에 걸린 메뉴들을 보면서 우동을 선택하면 됩니다.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메뉴판에 한국어로 친절히 쓰여 있어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먼저 차가운 우동을 먹을지, 따뜻한 우동을 먹을지 그리고
국물 있는 우동 또는 국물 없는 우동(붓가케)을 먹을지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지니까요.
그리고 제 차례가 오면, 쟁반을 들고 메뉴 이름을 말하면 제일 먼저 해당하는 우동을 서빙해 주시고요
그다음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함께 먹을 것들, 예를 들면 튀김류, 밥, 꼬치 등을 골라서 계산합니다.
취향껏 고른 제 친구들의 우동과 곁들임 음식들~
맥주, 오징어튀김, 가지튀김으로 풍성하고 맛있는 한 끼를 냠냠~
사누키 우동의 고향이라 그런가,
면발의 쫄깃함과 달큼한 간장 베이스의 우동이 입에 짝짝 달라붙네요~
제가 먹은 <니쿠 가마타카(NIKU KAMATAMA)> 우동입니다.
고기와 생계란을 넣은 우동이에요. 단백질을 향한 저의 사랑 때문에~~~~
그리고 가지 튀김!
#리쓰린 공원에서 오후를 즐기다
메리켄야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향한 곳은 리쓰린 공원입니다.
택시를 타고 10분쯤 간 것 같네요.
다카마쓰는 이런 게 편리합니다. 걸어서 또는 택시로 20~30분 안에 모든 편의시설이나 관광지들이 모여 있어요
리쓰린 공원이 어떤 곳인지 일단 사진들을 함 보셔요~
(특히 나무들을 살펴 보세요)
리쓰린 공원은 1975년에 약 100년 동안 지은 다이묘 정원입니다.
그냥 소소한 정원이 아니고 일본 특별 명승지로 지정된 정원 문화제 중 최대 면적을 자랑합니다.
총면적 23만 평, 정원 면적만으로 약 5만 평이라고 하니 가늠이 되시나요?
공원 밖으로 우뚝 솟은 '시운산'을 배경으로 아주 조화롭게 조성된, 엄청난 정성과 공력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본 나무들은 대부분 소나무들이었는데, 특이하게 모두 분재로 가꿔진 듯 나무의 키가 어느 정도 이상은 뻗지 못하도록 해 놓은 듯했어요. 처음에 볼 땐 멋지다는 감탄만 수십번 했지만 , 보면 볼수록 더 자라고 싶은 나무를 사람의 가위질로 강제로 억눌러 놓은 듯한 소나무들의 모습이 점차 '기이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한국의 정원들과 많이 달랐어요.
일본의 전통 배(회유선)인 '와센'을 체험해 볼 수도 있는데요
뱃사공이 함께 노를 저어 연못을 한 바퀴 돌면서 눈에 보이는 주요 작품에 대해 해설을 해줍니다.
물론 일본어로요~~~
관광객의 국적에 따라,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된 해설 요약지가 있어서 그걸 참고하며 들으면 되고요!
#기쿠게츠테이 (掬月亭)에서 다도를 즐기다
어찌 보면 리쓰린 공원에 온 주목적은 이곳, 기쿠게츠테이에서 차를 마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카마쓰 두 번째 방문인 친구가 지난번 방문 시, 운영 시간이 지나 안타깝게 입장을 못했다는 아쉬움이 커
이번엔 시간 맞춰 왔거든요,
기쿠게쓰데이는 리쓰린 공원 내에 '다도'를 위한 찻집(?)이라 해야 할까요.
사방이 탁 트여 어떤 곳에서 바라보아도 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마감시간은 오후 16시 이므로 오후에 리쓰린 공원을 방문할 때는 기쿠게츠테이를 먼저 들러 여유롭게 다도를 즐긴 후 공원을 산책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탁 트인 다다미방에 앉아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맑고 청량한 말차와 과자를 즐깁니다.
한국 카페에서 마시는 달짝지근한 말차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순수한 말차 그 자체!!
영혼까지 맑아지는 듯한 청량함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우오타미( (Uotami/어민)
호텔과 다카마쓰역 사이, 심벌타워 1층에 위치한 우오타미(Uotami/어민)를 찾아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다카마쓰는 작은 소도시라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예약 없이 저녁을 먹으려면 5시부터 서둘러 나서야 합니다.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나갔다가 대부분 마감시간 때문에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당했어요. 한국 같으면 지금 한창 저녁 손님 받을 시간인데.. 40분 정도를 여러 식당에서 거절당한 후에야 영어가 유창한 어느 식당 사장님 소개로 늦은 시간까지 영업한다는 이곳을 추천받아 방문했습니다.
'휴 다행이야~ 사장님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우오타미는 일본 전역에 점포를 가지고 있는 꽤 이름 있는 이자카야(선술집) 식당이었어요!어쩐지 메뉴며 분위기며 아주 맘에 들더라니~~~ㅋㅋ
다카마쓰 우오타미의 입구.
신발을 벗고 신발장에 두고 들어가야 합니다.
처음엔 친구들과 우왕좌왕했지만 곧 점원이 나와 안내해 주었어요.
실내는 모두 개인룸으로 프라이빗하고 단정했습니다.
시끌시끌한 이자카야가 맞는가 싶을 정도였어요.
우리가 식당에 손님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
우리의 공간에 그들이 와준 듯한 느낌이 들어 편안~~ 했습니다.
아쉽게도 메뉴이름은 다 기억하지 못해요. (일본어를 몰라서 ㅎㅎ)
사진으로 보고 요고 요고 요고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맛이 어떨지 상상할 수 있을 거예요!!!
다른 걸로 알고 주문했는데 받고 보니 양파여서 웃음 빵 터졌던 메뉴입니다. 그렇지만 맛을 보고 연신 '맛있어 맛있어'를 외친 주인공이십니다.↓
아마도 구운 양파에 간장베이스 소스를 입힌?
이런 맛있는 것들이 600엔~1,500엔 수준으로, 여인네 4명이서 자꾸자꾸 주문해도 한화로 10만 원이 안 됐습니다.
자꾸자꾸 주문했다는 건?
맛있으니까!
입맛에 맞으니까!
일본 음식 고유의 간장 베이스의 짭조름함이 한국 식당의 조미료 맛보다 좋게 느껴졌습니다.
이래서 결국 다카마쓰 3박 5일 동안 우리는 이곳을 한번 더 방문했답니다.
여행 시 동일 식당을 두 번 방문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말 안 해도 알져???
이렇게 다카마쓰의 도착 첫날 일정을 마첬습니다.
오전 일찍 도착해서 호텔 주변으로 이리 많은 경험을 하다니 참으로 풍족한 하루였습니다~~
저의 다카마쓰 2일차 블로그에도 놀러오셔서 다마카쓰 여행을 마무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