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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줄] 지즉위진애(知則爲眞愛) 애즉위진간(愛則爲眞看) /깊이 알아야 진정 사랑하게된다

by 고모란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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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방문시 기획전시실 벽면에
영상으로 비춰주던 문구인데
마음에 계속 남아 공유해봅니다.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알면 정말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잘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문장은 정조때 대 문장가였던 '유한준'이,
당시 의관이자 최고의 그림 수집가였던
석농 '김광국'이 자신의 서화를 화첩으로 만든 <석농화원>에 써준 발문 중 일부입니다. 따라서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것 같은 위 글은 사실,
그림에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림을 알면 정말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되면 잘 보게 되고
볼 줄 알게되면 이전에 보던 것과 달라
결국 소장하게 된다.
이는 그저 모으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림을 상대로 표현한 문장이라 하더라도
이 글은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데요

제가 '사랑하고있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떠올려봅니다.
오래 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지금 내 옆에 가까이 있는 두 딸.


아버지가 뇌 암 수술후 후유증으로
의식없이 누워계신 1년 동안
저는 병실을 드나들면서
아버지의 눈을 처음으로
오래 바라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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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하고 무서웠던 아버지의
눈은 커녕,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살았는데
식물처럼 누워만 계시니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구석구석 관찰할 수 있었지요.

'아버지 눈이 이렇게 생겼었구나..
눈이 둥글고 크네..그리고
하나도 무섭지않고 순둥순둥해 !'

'야~ 울 아버지 치아도 엄청 좋으시네~
이 연세에 틀니도 안하고 빠진 이빨도 없고
튼튼하셔!'



30살이 넘도록 전 엄마 얼굴을 닮은 줄 알았는데
아버지 눈이 제 눈이랑 똑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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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얼굴을 자세히 보고 알고나니
마치 아버지의 전부를 안 것처럼 생각되었고
이전에 알던 아버지가 아니라
다르게 보였습니다.
더 귀하고 소중하게 보이더군요^^





이젠 현실로 돌아와서
다 커버린 아이들을 생각하며
위 문구를 되새겨봅니다.

나는 아이들을 얼마나 알고있을까?
아이들의 얼굴을 자세히 본 적도
그들의 마음과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도
너무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유년기 시절만큼 그들을 잘 알지 못하고
그러니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알면 사랑하게되고
사랑하면 잘 보인다는데
아이들을 바라보는 저의 눈은 마치
앞 못보는 소경같습니다.

때로는 일부러
알고싶어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부모로서 쓴소리를 해야할 때도
그냥 모르는 척, 괜찮은 척 넘어갔습니다.
관여함으로써 아이와 제가 다르다는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유한준 선생은,
내가 상대방을 또는 어떤 물건을
참으로 사랑하고 싶거나 애지중지 하려면
자세히 그리고 깊이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회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깊이 알게되는 과정에서 인내가 필요하거나
고통스런 순간이 있더라도
직면하고 겪어내야
상대를 진정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랑한다'에는
그 대상에 따라 크기와 깊이,
넓이가 모두 다릅니다.

 

사랑해 사랑해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여러분은 누구에게 또는 무엇에게,
얼마만한 크기와 깊이의 사랑을 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사람(그것)에 대하여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으신가요.

오늘부터 깊이 알아가세요~
저처럼 깊이 아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그래야 더 크고 깊은 사랑을 할 수 있고
지금까지 보던 것과 다르게 보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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