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관심 가는 드라마가 없어 저녁시간 TV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적었었다. 그런 나를 다시 소파에 앉혀놓은 드라마가 있으니, ENA 채널의 월, 화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이다.
여주인 신혜선배우는 사실 큰 관심이 없었고, 오랜 팬인 이진욱 배우가 출연하니 보게 되었는데 신혜선배우가 참 연기를 잘하더라. 이 드라마로 앞으로 호감형의 여배우가 될 것 같다^^
나의 해리에게는 <새로운 인격이 발현된 아나운서 '은호(신혜선)'와 구 남자친구인 '현오(이진욱)'의 마음속 감춰뒀던 상처를 치유하는 행복 재생 로맨스>이다.
새로운 인격의 발현?
이 말만으로도 제목이 왜 <나의 해리에게>인지 짐작했다.
아마도 여주가 '해리성 인격장애'질환을 가진 듯.
예상대로 여주 '은호'는 실종된 동생 '혜리'에 대한 아픈 상처로 인해 낮엔 혜리'로 살아가며 현실의 상처 가득한 은호와는 반대의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이 드라마를 자꾸 보게 되는 포인트는 , 천진난만한 혜리의 대사들과 행동들이다. 화법이 좀 특이한데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오늘은 3화에서 나왔던 기억에 남는 혜리의 질문을 포스팅하려 한다.
첫 만남에 얼떨결에 키스까지 해버린 남자 '강주연(강훈)'에게 궁금한 것이 많은 혜리는 이렇게 질문한다.
⊙ 궁금한 게 많은데 계속 물어봐도 되나요?(혜리)
⊙ 뭐가 궁금한데요?(주연)
⊙ 눈(혜리)
⊙...(주연)
⊙ 그 눈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혜리)
질문이 너무 재밌지 않아?
눈이 어떻게 만들어졌냐니..
이 질문을 듣고 난 사실 이해를 못 했다.
이 난해한 질문에 강주연이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했다.
"형이 있었어요.. "
이러면서 강주연은 상처로 남아있는 형의 죽음이야기 그래서 군인이었던 본인이 형의 꿈이었던 아나운서가 된 이야기를 마치 마법에 걸린 듯 해리에게 술술 풀어낸다.
그제야 난 '아 해리의 질문이 이런 뜻이었구나!' 이해했다
질문도 특이한데 그걸 찰떡같이 알아듣고 대답하는 남주 ㅎㅎ
이 대사 한 줄로 난 감명이라고 해야 하나
깨달음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궁금할 때,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물어봤겠지.
"당신의 어릴 적은 어땠나요?"
"당신의 형제는 또는 부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학교에서 전공은 뭐였어요?"
"취미가 뭐예요?" 등등 궁금한 수십 가지를 하나씩 하나씩 마치 취조하듯 물어보겠지.
그러곤 대답들을 요리조리 꿰맞춰가며 그 사람을 파악하겠지.
그런데 혜리는 궁금한 게 많다면서 딱 한 가지 질문으로 압축했다.
"그 눈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 내 목소리로 직접 말해보니 뭔가 뭉클한 감정이 든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지금 내 눈에 투영되어 있다는 얘기잖아..
살아온 나의 역사가 지금 내 눈의 표정, 빛깔, 기운을 만들었다.
그래서 눈을 바라보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고 했겠지.
(아 피부관리, 주름관리만 할게 아니라 이젠 눈빛관리도 해야 하나 싶다~~ )
누군가 내 눈은 어떻게 만들어졌냐고 물어오면 난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지금 내 눈빛을 만들어낸 가장 강렬했던 나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지며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제 가슴을 쿵쿵 뛰게 하는 대사들로 또 뵐게요^^
"지금 여러분의 눈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 해당영상 클립 1분~1분 50초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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