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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맛집

인천 차이나타운 숨은맛집 추천, 수제만두 전문점 [송천 포자방]~

by 고모란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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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모란이에요~

오늘은 중. 고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를 10여 년 만에 만나기 위해
고향인 인천에 다녀왔어요.
인천에 정말 너무 오랜만에 와서 이곳저곳 다니며 친구와 얘기를 하다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시청 공무원인 친구가 적극 추천한 만두 맛집도 맛있었고 해서
제 개인적인 옛날이야기와 만두집 추천도 함께 해드리려고 해요.

먼저 월미도에 갔어요.
음.. 제 추억 속에 있던 월미도와 너무 달라져서 사실 조금 실망하고 왔어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 다녔던 월미도는,
지금보다 식당도 적고 놀이기구도 몇 개 없고 시설도 좋지 않았지만
더러운 바다라도 그냥 마음이 힘들 때 찾아오면 위로받던 따뜻하고 정감 있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감 있던 가게들, 분위기 있던 카페들과 식당들은 온통
조개구이집, 회집 등으로 바뀌어져 있고
마치 어시장 한 복판에 와있는 듯,
복잡하고 떠들썩한 분위기였어요.
편안하게 앉아 커피 한 잔 마실 곳을 찾아 끝에서 끝으로 찾아다녔지만
썩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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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자리를 옮겨서 친구가 차이나타운으로 안내했어요
오래 걷다 보니 배가 고팠는데 갑자기 친구가
" 너 배고프지? 이리 들어가자"하며
제 손을 이끌고 어떤 가게로 들어가는 거예요. 멋모르고 따라 들어갔는데,
테이블이 몇 개 안 되는 아주 작은 수제 만두집이었어요~

 

수제만두전문점 송천 포자방 외관
수제만두전문점 송천포자방

 


10평 남짓 테이블 4개의 아주 작은 가게였는데 친구가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친구도 온 지 6년 정도 되었는데, 인천에서 유명한 중국 수제 만두집이래요.

예전에는 이 장소가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TV에서 맛집으로 촬영을 해 간 이후로 손님들이 엄첨 많았다고 합니다.
그때는 60평 정도의 넓은 홀이었는데도 맛을 보기 위해 줄을 오래 서야 했고
기다림에 지친 손님들끼리 서로 들어가려고 소소한 시비까지 날 정도였대요.

그러던중 이런저런 사정으로 문을 닫고 몇 년 쉬었다가, 조용하게 장사하고 싶어서 여기로 이전하셨다고 해요~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정말 궁금하더라고요^^

 

 

식신원정대 촬용모습 송천포자방


tv에 출연했던 사진이 붙어 있어요. 식신원정대에서 다녀갔나 보네요.
사장님 말씀 들으니 유명한 대기업들에서도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벤치마킹 차 많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메뉴는요~~~

 

 


저는 잘 모르니까 친구가 주문해주었습니다.
새우 소룡포 2개와 고추잡채 왕만두 1개를 주문했어요~

이때부터 저의 호기심이 막 발동했는데요~
가게 이름부터가 왜 '포자방'이고,
새우만두도 아니고 '소룡포'는 뭐지?

 



마침 주방에서 남자 사장님께서 나오셔서 여쭤봤어요.
"사장님, 왜 가게 이름이 송천 포자방이에요? 포자방이 무슨 뜻이에요? "

만두피를 얇게 빚은 것을 <교자>라고 하고, 발효한 피를 <포자>라고 해요.
왕만두피 같은 것이 피를 발효해서 만든 포자만두예요
원래 가게 이름이 <포자방>이었는데, 몇 년 가게를 쉬는 동안 다른 가게에서 상호 특허등록을 해버려서
앞에 송천을 붙여 <송천 포자방>으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설명해 주셨어요~
우리가 흔히 먹는 교자만두가 피가 얇은 만두를 뜻하는 것임을 처음 알았네요.
왕만두 피는 찐빵 피처럼 반죽을 발효해서 만든 것이라 포자만두라 하고... !


그러는 사이 주문한 새우소룡포와 고추잡채왕만두가 나왔어요

 

새우소룡포

 

요것이 새우소룡포 1판. 5개에 6천 원이니까 꽤 가격이 있는 편이에요~ 원래는 7천원이었는데 가격을 내리신 것이라 합니다.

모양이 새우 쇼마이인가? 그거랑 비슷한 거 같아서 여쭤보니
쇼마이는 만두피 위가 열려있고 이것은 만두이기 때문에 닫혀있는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시네요.
어찌 됐든 이 새우소룡포는 화교이신 사장님께서 직접 개발하신 음식이라고 합니다^^

 

 

고추잡채왕만두

 

요것은 고추잡채 왕만두~

주문한 즉시 만두를 빚어서 찌기 때문에 1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 듯합니다.
한입 베어 무니,

 

새우소룡포 육즙가득한 속
새우소룡포 육즙가득 속

 

통통한 새우에 돼지고기 육즙 가득한 풍미가 일품이에요~~~ 사진으로는 그 맛이 표현이 안되는데,
확실히 새우 쇼마이 하고는 다릅니다.
새우 쇼마이는 '다진 새우살' 위주에 소량의 돼지고기가 들어 있어서 새우맛 위주라면
새우 소룡포는 '통새우+감칠맛 나는 만두 속'의 조화로운 맛입니다.
딤섬같기도 하지만 제가 그동안 먹어본 딤섬보다 훨씬 맛이 풍부하고 맛이 있었습니다.
엄지 척!!

 

 

고추잡채왕만두 속
고추잡채왕만두 속

요건 고추잡채 왕만두 속입니다~
호빵 같은 두터운 피 속에 고추잡채가 적당한 양으로,
맵지도 심심하지도 않게 딱 적절한 간과 맛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맛이에요^^
이것도 엄지 척~~!!

먹으면서 여쭤봤어요~~
"사장님 소룡포는 무슨 뜻이에요? 새우만두 아닌가요?"

 

소룡포는(원래는 소롱포가 맞답니다) 음식 이름이 아니고, 만두를 쪄내는 '작은 대나무 바구니'를 소롱포라고 해요

 

아 저거? 새우소롱포 담아온 대나무 찜 그릇?
그렇구나~~
<작은 대나무 바구니에 찐 새우만두> 이렇게 해석하면 되겠구나~


위생과에서 일했던 공무원 친구 덕분에 맛집도 알게 되고 중국 만두에 대한 지식도 얻어가고

좋았어요~~
이렇게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친구랑 저랑 집에 포장해갈 것까지 주문해서 가지고 나왔는데, 아뿔싸,,
친구가 제 것까지 계산을 다 해버린 거예요.
66,000원이나 나왔는데 ㅠㅠ

"야 왜 그래~~ 내가 싸가지고 갈건 내가 계산해야지"

"아냐, 내가 빚 갚는 거라고 생각해~"

"빚? 무슨 빚?"

"고등학교 졸업할 때 내가 신고갈 신발이 없다고 하니까 네가 '영에이지'가서 신발 사줬잖아~
그때 너무 고마웠어. 아직도 그 노란색 랜드로바 신발 기억나 ㅎ"

"뭐? 내가? 난 기억이 안 나는데.. 학생이 뭔 돈이 있어서 신발을 사줬다니"

" 그거 말고도 네가 이것저것 많이 사줬어. 항상 고마웠었다~"

친구가 당시 좀 힘든 상황 이었던 건 기억하는 데 내가 그랬었나?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아요.

그런데 '영에이지'라는 신발 브랜드 명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픽~~
아이고 언제 적 영에이지냐.. 요즘도 그 브랜드 있나 모르겠어요^^



인천에 지금까지 쭈욱 살아왔고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이곳저곳 모르는 곳이 없는 친구 덕분에
차이나타운의 숨은 맛집에서 맛난 것도 먹고 차이나타운 구경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받기만 한 것 같아 카카오 치킨 기프티콘 하나 보내줬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런저런 옛 생각이 났는데요,
내가 친구에게 신발을 사줬고 그거 말고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제가 학교 다닐 때 어떤 사람이었나 기억해보게 되더라고요
저희 엄마가 항상 제게 그랬던 것 같아요.
'헛 똑똑이', '바보 같은..'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 버스정류장에 서 있다 보면 자주 이런 사람들이 있었어요
" 저 혹시 차비 좀 있으시면 꿔주실래요? 차비가 없어서요. "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버스 회수권 한 장 꺼내서 손에 쥐어 주었죠.
그럼 친구가 " 야 그걸 왜 줘? 거짓말인 거 몰라?" 하며 화를 냈어요.

"그래도.. 거짓말이 아닐지도 모르잖아. 진짜 돈이 없으면 어떡해"
전 이렇게 말했고요.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엄마는 저를 혼냈어요.
"헛똑똑이야 헛똑똑.. 왜 그렇게 바보 같니?
그런 나약한 마음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겠냐" 이러셨어요~

전 그때마다 조금 억울했던 것 같아요.
도와달라는 사람 도와준 건데 왜 나약한 사람이고
바보 같다는 평을 받아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지금은 나이를 많이 먹고 중년이 되었는데
10대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저는 마음이 여린 사람인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크게 사기당한 적도 없고 나름 잘 살아온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왔죠~

어찌 되었든...
모르는 사람이고 거짓말일지 모르지만, 참말일 수도 있으니
버스비 정도,
또 좋아하는 친구에게 신발 한 켤레 정도는
기꺼이 투척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언젠가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순간에 직면할지도 모르고,
또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작고 큰 도움과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으니까요^^

월미도는 좀 아쉬웠지만,
고향 인천에 대한 추억과
제 어릴 적 모습을 기억나게 한 행복한 시간을 오늘 공유해보았습니다.
문득 저의 구독자님들의 학창 시절은 어떤 모습이셨을지 궁금해집니다~ㅎㅎ
이 글 보시고 떠오르는 옛날 추억이 있으시면 포스팅해주세요~
오늘도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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