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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모란이에요.
어젯 밤도 한참 비가 쏟아진 후 잠잠해진,
광복절 아침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지금의 나와 '다른 나'를 기다리며 살고 있진 않으신가요
지금 제 모습을 닮아있는
나를 성찰하게 하는 시 두 편 올려봅니다.
휴일 마지막 날, 푹 쉬시면서
잠깐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나는 늘 기다린다
유안진
늦은 밤늦은 귀가를 기다리며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다가
아이들이 돌아온 다음에도 여전히 기다린다
늦지 않는 밤에도 기다리는 나는
나의 귀가도 기다리는 줄 몰랐다
나는 나를, 너무 자주, 너무 멀리,
너무 오래 떠나가서, 늦은 나의 귀가를,
너무 먼 나의 귀갓길을, 돌아오지 않는 나를,
날마다 기다리고 기다려왔다
나는 어딜 가서 무얼 하느라고 늘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가,
나를 기다리게 하는 나는, 언제부터
무슨 까닭으로 나를 떠나가서
이렇게 기다리고 기다리게 할까
내가 부재하는 어디에도 기다리는 내가 있다,
도대체 나는 어떤 나를 기다리느라,
대문간 골목길 정류장마다
그림자를 걸어두고 귀를 열어둔 채,
안절부절 서성거리는 걸까
(2004년 시집 '다보탑을 줍다' 중에서)
계란을 생각하며
유안진
밤중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 있다
남이 나를 헤아리면 비판이 되지만
내가 나를 헤아리면 성찰이 되지
남이 터뜨려 주면 프라이 감이 되지만
나 스스로 터뜨리면 병아리가 되지
환골탈태換骨奪胎는 그런 거겠지.
(2013년 시집 '나는 내가 낳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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